혹시 아직도 사탕만 드시나요?
세상에는 참 여러 가지 맛이 있습니다.
어린 시절에는 누구나 단 맛을 좋아하게 마련이지요.
그저 사탕같이 단 것이 제일 맛있는 줄 알고 지냅니다.
그런데 조금 나이가 들면 매운 떡볶이도 먹고 쫄면도 먹게 됩니다.
매운 것은 미각에 작용하는 것이 아니라 일종의 통증입니다.
그것은 단 맛을 포기할 때 비로소 알게 되는 또 다른 맛입니다.
이어 톡 쏘는 탄산의 콜라나 사이다를 좋아하게 되고
심지어는 이내 뱉어 버리던 독한 소주도 마시게 되고 강한 자극의 겨자도 먹게 됩니다.
이런 과정을 거치면서 사춘기를 지나 비로소 어른이 되게 되는 것이지요.
그런데 점차 나이가 들게 되면 조미료나 감미료가 들어있지 않은
맑고 정갈한 냉수 같은 순수한 것을 찾게 마련입니다.
어쩌면 그림이라는 것도 이와 매우 흡사한 것 같습니다.
어린 시절에는 그저 재주 많은 것이 제일 좋은 듯 여겨집니다.
그러나 예술이라는 것이 삶의 달고 쓴 맛이 섞여야 한 다는 것을 알게 됩니다.
그리고 그것이 반드시 손에 의해서 이루어지는 것이 아니라는 것도 깨닫게 되다가
마지막에는 무엇인가 순수하고 원초적인 것으로 귀의하게 됩니다.
이렇게 맛을 깨달아 가는 과정은
잇몸이 튼튼해지고 이빨이 여물어지며 위장이 건강해져야 비로소 가능한 것이겠지요.
만약 이러한 과정이 무시된다면 그 맛을 제대로 알지 못할 뿐 아니라
심한 배앓이를 하게 되어 맛은커녕 오히려 몸을 망치게 될 것입니다.
입안의 사탕을 뱉어 버리지 않는다면 다른 음식의 맛을 제대로 알지 못할 뿐 아니라
통증마저도 맛으로 느껴지는 경지를 알지 못하게 될 것입니다.
만약 그렇다면 얼마낭 안타까운 일이겠습니까.
뭇을 드는 그대여
혹시 아직도 입안에 사탕을 물고
그저 단맛이 제일 좋은 것이라 고집하고 있지는 않은지요?
아니면 아직 잇몸도 튼튼치 못하고 이빨도 여물지 않은 몸으로
너무 자극적인 것을 입에 물고 어찌할 바 모르고 있는 것은 아닌지요?
글·그림｜김상철 미술칼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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